서 론
현재 한국 양돈 산업은 여러 가지 외부 요인들로 인해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특히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상 기후 현상의 빈번한 발생은 양돈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와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은 농업 패턴을 전 세계적으로 변화시켜, 사료용 곡물의 생산량과 품질에 큰 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이로 인한 수확량 감소는 사료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며, 양돈산업에 생산비 부담을 가중시킨다[1–3].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도 사료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세계적으로 사료 곡물 가격 상승을 초래하였다. 동시에, 중동 지역의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지속되는 갈등은 국제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가 시켜 곡물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4]. 국내에서는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4년 악취 민원은 306건에 불가했지만 2019년에는 1,898건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2022년 한돈농가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양돈 농가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분뇨, 환경문제 또는 민원(32.8%)이 꼽힐 정도로 농가들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거 지역과 인접한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가 지역 사회와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양돈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5]. 이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악취저감 기술의 개발이 국내 양돈산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외 동향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4월 1일 질소저감사료를 ‘사료로 공급하는 잉여 질소를 감축하여 가축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 배출을 저감하는 환경친화적인 사료’로 정의하였으며, 공식적으로 등록되기 위한 성분등록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 개정안은 양돈 사료의 조단백질 함량을 제한하고, 질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요인들과 정부의 규제는 양돈장의 생산비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료비는 양돈장의 총 생산비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므로, 곡물 가격의 상승은 양돈장 생산비의 전반적인 증가로 이어진다. 높아진 생산비는 양돈장의 수익 감소를 가져오며, 이는 양돈장의 경제적 압박으로 연결된다[6,7].
현재 사회적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축산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돈장은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환경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저단백질 사료의 개발과 현장적용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저단백질 사료는 전통적인 고단백 사료에 비해 사료생산비를 절감하며, 과도한 단백질 섭취로 인한 질소 배출 문제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양돈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같은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8,9].
저단백질 사료의 장점
알려진 저단백질 사료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축산 분야의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고단백질 사료는 질소와 같은 영양분의 과다 배출로 이어지며, 이는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10]. 정화방류수 내 총 질소함량(T-N)이 높을 경우 산소 용해도(Biochemical oxygen demand, BOD)를 감소시켜, 수생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며, 결국 생태계 불균형을 초래한다[7]. 또한, 과도한 질소 배출은 농장 주변 지역의 악취 문제와 직결되어, 지역 사회와의 갈등을 촉발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8]. 이러한 환경적 및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돈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저감은 필수불가결한 실정이다[9].
둘째, 국내 양돈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저감시킬 수 있다. 양돈사료 내 단백질 원료의 가격은 다른 사료 원료보다 높으며 시장의 변동성 또한 크다[10]. 이러한 불안정성은 사료 비용의 전반적인 변동성을 증가시키며, 양돈장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1]. 저단백질 사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원료를 사용하고 필요한 경우 합성 아미노산을 추가함으로써, 고가의 전통적인 단백질 원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12]. 이는 사료비를 낮춰 생산비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13].
셋째, 양돈 농가의 큰 고민인 악취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돼지의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주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의 악취 가스를 배출한다[14]. 이 가스들은 돼지의 분변을 통해 배출되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질소가 풍부한 환경은 가스 형태의 악취 발생을 더욱 촉진한다[15]. 저단백질 사료는 이러한 악취 가스 배출을 크게 줄여, 농장 주변의 악취 발생을 감소시킨다[12]. 이를 통해 양돈장 주변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사회 내에서의 양돈장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13].
양돈에서의 저단백질 사료의 효과
전 세계적으로 양돈산업과 관련하여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국내외에서는 사료내 단백질 저감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돼지의 다양한 성장단계에서 저단백질 사료를 급여했을 때 생산성에 대한 내용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Table 1에서는 낮은 수준의 단백질과 높은 수준의 단백질 간의 성장성적 및 생산성에 대한 차이를 비교하였다.
Phase | Body weight (kg) | Low CP (%) | High CP (%) | Performance | Reference |
---|---|---|---|---|---|
Weaning | 7–11 | 18.9 | 23.1 | ADG increased | [16] |
17.2 | ADG and G:F ratio increased | ||||
6–13 | 17.4 | 22.8 | ADG, ADFI and G:F ratio increased | [17] | |
10–20 | 12.7 | 19.4 | ADG and G:F ratio increased | [18] | |
8–20 | 15.0 | 20.0 | ADG and ADFI increased | [19] | |
Growing | 20–50 | 13.3 | 18.2 | ADG increased | [20] |
13.4 | No significant difference | ||||
20–45 | 13.3 | 18.2 | ADG and G:F ratio increased | [21] | |
13.4 | ADFI decreased | ||||
24–40 | 19.3 | 24.1 | No significant difference | [22] | |
18.1 | No significant difference | ||||
17.3 | No significant difference | ||||
37–61 | 10.1 | 16.1 | ADG and G:F ratio increased | [23] | |
7.8 | ADG and G:F ratio increased | ||||
Finishing | 75–95 | 10.1 | 14.7 | No significant difference | [24] |
10.2 | No significant difference | ||||
50–80 | 12.0 | 19.5 | G:F ratio decreased | [25] |
ADG, Average daily gain; G:F, Gain to feed ratio; ADFI, Average daily feed intake.
체중에 따라 이유자돈 및 육성비육돈을 구분하였는데, 이유자돈 구간에서는 저단백질 사료와 고단백질 사료를 비교하였을 때 저단백질 사료를 급여한 처리구가 일당증체량, 일당사료섭취량 및 사료효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6–19]. 자돈의 소화능력을 초과하는 고단백질 사료를 섭취하였을 때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이 대장으로 넘어가면서 자돈의 설사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26,27]. 또한, Kim et al.[19]은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이 대장으로 넘어가면서 비정상적인 발효가 일어나 암모니아, 아민 및 황화수소와 같은 악취발생도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저단백질 사료에서는 단백질 수준을 낮추면서 개별 아미노산 요구량을 모두 맞춰주었기 때문에 자돈의 성장에 필요한 요구량은 유지하면서 설사발생도 감소하여 성장성적이 개선된 것으로 사료된다. 육성비육돈 구간에서는 저단백질 사료와 고단백질 사료를 비교하였을 때 저단백질 사료를 급여한 처리구가 일당증체량, 일당사료섭취량 및 사료효율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들도 있었지만[20,21,23,25], 성장성적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연구들도 보고되었다[22,24]. 많은 선행연구들에서 육성비육돈 사료 내 단백질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암모니아, 황화수소 및 아민과 같은 악취 발생도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28,29]. 또한, 저단백질을 급여하여도 성장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현재 사료 내 단백질 수준이 실제 요구량에 비해 과도하게 첨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백질 수준을 저감하는 것이 사료비를 절감하면서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결 론
사료 내 조단백질 수준 1%를 저감하면 고가의 단백질 원료 사용을 줄여 사료 1 kg당 3–4원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실제 양돈사료내 조단백질 0.6%를 저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부담이 연간 42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었다[30]. 또한, 국내 양돈 농가에서는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액비정화 및 순환시설, 사료첨가제 등 상대적으로 값비싼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료 내 조단백질 수준 저감을 통해 원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훨씬 간단하고 저렴한 방식으로 악취저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사료를 통한 사양관리 방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이후 악취차단 시설 등을 설치하면 악취저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현재 축산분야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이를 조단백질을 저감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 양돈사료 내 조단백질을 1% 줄이면 암모니아 가스를 최대 10%가량 저감할 수 있으며, 또한 퇴비 부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2O)를 낮춰 CO2 환산량으로 연간 3,000 t의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양돈사료내 조단백질 저감의 효과를 양돈 농가와 사료 회사들에게 홍보 및 교육하여, 국내에서도 양돈용 질소저감사료의 인식 상승 및 보급 확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